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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이야기 + @


 레포트 쓰다가 막 토가 나오려고 해서(...) 이글루를 돌다 보니, 재밌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연애밸리에서 투닥투닥 일어나는 논쟁이야 저같은 솔로부대 소위 임관자(게다가 구판 기준으로는 장성급!)랑은 관계도 없는데다 재미도 없으니 그냥 넘긴다 쳐도, 이런 얘기는 레포트도 다 쓴 지금 상황에 그냥 봐넘기기는 힘드네요. 누차 강조했듯이 제가 또 재미 하나만 보고 사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농담인 척 하지만 사실 진담인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본론으로 들어가보도록 하지요.

일단 지금 이 글의 배경이 되는 상황은 [정글고] 이사장의 말이 블랙코미디? 아니요 작가님이 말하고 싶은 삶의 지혜.현실입니다.
이 글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저런 만화가 있었고, 저 만화를 보고 저런 글을 쓰신 분이 있고,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 찬반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지요. 링크한 글에서, 글쓴이는 '만화 내의 정안봉 교장이 한 말은 우리 사회의 현실이고, 그러므로 불합리한 것이 아니다' 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첫번째 논점-이미 끝난 것 같은-이 도출됩니다. '현실 정합성은 합리성인가' 라는 문제죠. 누구나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현실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이거나 정의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극단적인 윤리적 회의주의자나, 중 2병에 걸려서 위악으로 자기를 감싸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현실 적합성이 곧 합리성이고 정의로움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요. 현실이 부조리하다면, 그에 부합하는 행위 또한 부조리한 것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지요. 여기서 다음 논점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과연 정안봉 교장이 하는 말은 합리적일까요. 더 나아가,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합리적인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교육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아이들을 무한경쟁에 밀어넣고 있습니다. 이게 무한경쟁이 되는 이유는 결국 사회와 연결된 건데, 이 사회가 마치 '이것만이 유일한 평가요소인 양' 굴고 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하지요. 물론 그렇게까지 나쁜 평가요소는 아닙니다. 돈에 비례해서 성적이 오를 수 있다고 해도, 돈 자체를 가지고 평가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고 말이죠. 그런데, 성적이 나쁜 평가요소가 아니라는 점이 모든 아이들을 성적이라는 지상목표를 향해서만 밀어넣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앞서, 한가지 묻고 싶습니다. 교육이 뭔가요. 교육은 뭐 하는 건가요. 저 글도 그렇고, 저 글에 트랙백된 많은 글에서 여러가지 의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수능은 능력을 증명하는 관문입니다. 남들만큼 해도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 또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 서 좋은 성적받을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이지 않나요?^^

라는 의견도 있었고,

혹은

그나마 차라리 수능처럼 딱 떨어지는 계량화된 수치가 가장 공평한 경쟁이 될 것 입니다.

라거나

다만 대부분 99.99%의 보통사람은-저 포함-차라리 공부로 노력하는것이 가장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고 보여집니다.

라는 말도 나왔지요.

자신이 주어진 상황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필요한 공부를 하면 됩니다.
아쉬운 쪽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듯이.
만약 "A"라는 것을 요구하는 시험을 봐야 한다면(ex.대학입시) A(수능)을 잘 볼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겠지요


이런 말이나

현재 한국사회에서 이보다 더 공정한, 서민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체제는 없을 것같습니다. 쓸데없는 경쟁으로 인한 소모는 분명히 인정합니다만 개천에서 용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게임이라서 저는 이것에 찬성해요

이런 말도 눈여겨 볼 만 하고요.
그러면 여기서 문제 하나. 저 말들을 다 읽고, 저는 무슨 의문을 떠올렸을까요. 제 머릿속에는 왜 물음표가 가득찼을까요.
답은 이겁니다.

"어, 공부 그럴려고 하는거였어?"

능력을 증명하는 것. 효과-문맥상 이 효과는 좋은 직장을 얻는 것 등이었지요-를 얻는 것, '원하는 것-이 경우에도 이것은 대학 입학이나 취업 등을 뜻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지요-'을 얻는 것.
공부의 목표가 이런 것들이었나요? '공부' 라는 게, '증명의 수단'. 네, 무려 '수단' 입니다. 그것도 뭐 가치함양의 수단 이런것도 아니고, '자기 증명의 수단' 으로 사용되는 거였나요? 아니, 질문을 정정하자면 '사용되어도 되는' 거였나요?
물론,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렇다는 건 부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욱 치열하게 인정하고 있지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래도 되는가' 하는 점입니다. 위에서 말하고 있는 '현실은 과연 합리적인가' 라는 겁니다. 지금 저 글에 달린 수많은 리플-그리고 처참할정도로 상대방을 파악하지 못한 리플들도-들이 말하고 있는 것도 이 점이고요. 두 가지 질문이면 됩니다. '교육은 뭐 하는 겁니까? 교육이 지금처럼 사람을 평가하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도 되는 겁니까?' 우리나라의 교육은, 그리고 그 교육이 가르치는 각각의 과목들은 왜 존재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

 문제는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 자, 진짜 한 천보 물러서서 '공부라는 거 사람 평가하려고 존재하는거 아닌가요?' 라고 생각한다고 해 보죠.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공부는(공부란 단어의 뜻을 요리조리 바꿔가며 논지를 호도하는 부분이 종종 보이기에 정의해 둡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중,고등학교에서 하는 '시험용 공부'를 뜻합니다.) 사람을 평가함에 있어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습니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거만큼 좋은 방법이 운운하는 답이 나올 수는 있겠는데, 제가 언젠가 글쓴 적이 있듯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잖아요'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쭈뼛거리면서 해야 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무슨 진리인 양 당당히 허리에 손을 얹고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 그리고 다른 나라의 경우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국민 보편 교육과정에 있어서는 '인간으로서의 능력'을 시험합니다. 그것도 '이걸로 전반적인 인간성을 측정할 수는 없다. 다만 기억력과 논리력, 사고력 정도를 측정할 수 있을 뿐이다.' 라는 전제를 명확히 해 두고요. 자꾸 다른 나라 얘기를 하는건 별로 좋지 않은데, '불가능한 게 아니다' 라는 겁니다. 적어도 그 '한계를 인정하는 것' 은 가능하단 이야기입니다. 

 해당 글에 달린 리플을 읽어본 결과, 정작 저 글을 쓰신 본인도 어떤 리플이 달리느냐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고 계십니다. 느낌만을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처참할 정도로 논지호도에 의존하고 계시지요. 누군가가 시험용 공부를 비판하면, 그 밑에는 틀림없이 어차피 공부니까 결국 자기한테 남고, 도움이 된다 라고 이야기를 하지요. 학교 선생님들이 '너희 이거 수능 치고 나면 다 까먹어도 돼' 라고 말할 정도로 시험만을 목표로 하는, 그래서 사실상 시험 치고 나면 남는 것도 얼마 없는 시험용 공부를 근거로 들고 있는데요. 사회가 그것을 강요함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글에는 '이것이 합리적이고, 옳다' 라고 되어있지만 리플에는 '사회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어쩌겠어요' 라는 반응이 수없이 보이고요. (물론 그 위에는 그거랑은 전혀 다른 포인트를 잡고 있는 리플이 달려있습니다. 뭐 그렇지요.) 그래서, 진짜 간략한 질문 몇개로 주제를 뽑았습니다. 꼭 글쓰신 분이 대답할 필요는 없고, 이 글 읽으시는 분들이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여기서부터 +@----

1. 위에는 원론 수준만 적어 놨지만, 사실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원론 말고도요. 만약에 지금의 공부의 자리를 체력장이 대체한다면 어떨까요. 모님 말씀마따나, 진짜로 이건 노력이 그대로 반영되는 분야입니다. 돈이 많으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지만 진짜 돈만 가지고 경쟁하는 것보다는 낫고-스테로이드 같은건 컨닝으로 취급하고-, 유전적 특질이 미치는 영향도 수능이나 비슷비슷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의 수능이 그대-로 체력장으로 바뀌어도 아무 문제 없겠네요. 그렇죠? 그런가요? 아니라고 대답하신다면 왜 그렇게 대답하실까요.  이 글을 읽는 분 중 '어 그건 안 되지'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왜 그런지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사회에서 '교육' 이란 것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

2. "P.S. 좋은 성적 받아서 좋은 학교 가면 선배들과 그 학교의 학풍(?)의 영향덕에 생각의 바다도 커집니다. 주변 친구들이 뛰어난 지식인들이기에 토론을 해도 수준이 있고요."
이 리플 보고 기겁...은 아니고 웃겨서 바닥이라도 뒹굴뻔 했네요. 이거 고등학교 3학년때 담임선생님 혹은 학생부장 선생님이 강제주입하는, 그리고 수능 쳐보고 나면 아 아니네 하고 딱 깨는 생각 아닌가요. 우리학교에 병신 갑 병신 을 병신 병(!) 병신 정 이 얼마나 많은데...하루에 병림픽이 몇번은 일어나는데....

3. "프랑스인들은 노력을 모르더군" / "한국인들은 교육을 모르죠-_-"
누군가의 닉네임을 보고 한 말은 아닙니다 ㄳ

4. 근데 현행 수능 제도가 되게 공평한 제도라는 몇몇 분들의 강한 믿음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정책분석학같은거 하다보면 "아 쒵 뭐 이런 무저갱의 유황불이 다 있어!" 를 외치게 되는 몇 가지 시스템 중 하나가 교육 시스템이 아니던가요. 기회의 평등이란 측면에서 말이죠 (물론 1위는 진리의 승리의 최악의 멸망의 국민연금 ㄳ)

5. 누가 이거 Q3님한테 전개과정 쫙 긁어서 메일로 보내면 재밌겠네요.
혹시 압니까 또 분노의 특집만화 하나 나올지

by kalay | 2008/11/05 07:27 | 「연구실」 | 트랙백(1)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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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본격 행복하려고 노력하.. at 2008/11/05 13:36

제목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어라, 근데 난 왜 안 즐겁지?
이게 아마 정글고로 촉발된 찌질이 키배(...)에 대한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네요. 아마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위 제목처럼 생각할 겁니다.(아마 대학생도)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배우고 때로 익히니까 즐겁지 않니?" 라고 물어봤다간, "아니오!" 라고 거의 모두가 대답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학생들의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 말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배우고 때로 익히면 정말 즐겁습니다. 이건 경험자인 제가 보증합니다.문제는 뭐냐, 우......more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07:40
근데 만약 여기에 그분의 리플이 달린다면
...한 오년은 봉인했던 산파법을 부활시켜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화악
Commented by 사칙연산 at 2008/11/05 07:53
이것이 돌려차기!(...)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08:00
어...어째서요! (...)
Commented at 2008/11/05 07: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08:02
그건 본인이 판단하셔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만약, 내 학창생활은 뭔가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신다면, 전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Commented by A강진 at 2008/11/05 09:05
...아 나도 오랜만에 싸우고 싶다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16:16
don't wanna know why everybody ready get it on!
Commented by Quency at 2008/11/05 09:29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애초에 저 만화 내용에서 이사장님이 한 말
"일진간지남이 주공 1단지에서 닭배달을 하고있고 반에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범생이가 규삼성그룹에 입사해서 중형차 몰고 나타나요." <- 이 부분이 문제인거 같아요. 애초에 저런 것이 '부끄러움' 혹은 더 나아가 '게으름에 대한 댓가' 수준이 된다면, 교육제도(평가제도)가 수능이 되었든 아니면 그 무엇이 되었든, 혹독한 경쟁이 될 것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교육이 아무리 정상화 되더라도 분명히 닭배달 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며 대기업간부 또한 있을 테니까요.

근데 또 마음 한 켠에선 '어쩌면 이런 혹독함, 이런 식의 입신양명의 추구(강요)가 우리 나라를 발전하게 한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것을 약간 희생하더라도.. 직업이 부끄러움의 대상,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16:19
사실 진짜 궁극적인 문제는 그겁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직업을 갖는 것이 끊임없이 '벌칙' 취급되지요. 배달부 같은 직업에 대한 존중은 먼 나라 이야기고요. 이런 왜곡된 인식-돈 많이 벌어야 보람있고, 돈 많이 벌어야 가치있는 직업이라는-이 결국 이런 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한번에 없앨 수는 없겠지만, 이런 잘못된 인식을 차차 걷어나가야 할 거 같습니다. 우리 세대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사회의 전면으로 나아갈 때,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거고요.
Commented by bzImage at 2008/11/06 08:47
이 글을 보니 문득 드는 그 문장

"학사 석사 박사 포닥 통닭"

... 일진간지남 박사 통닭집 사장님. 어?!
Commented by Quency at 2008/11/06 11:42
이건 좀 다른 부분인데요. 수능이 어째서 그렇게 나쁜 정책이 되는지 견해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전에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 : 대학에 학생 선발의 자유를 주면 이제 대학은 논술을 잘 하는 학생이나 기타 특기가 있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게 될 거고 이게 공부일변도의 현 상황을 완화시킬거야.
저 : 근데요... 그러면 이제는 국영수를 가르치는 보습 학원 뿐 아니라... 기타 학원들까지 더 들어서서 현재보다 더한 기회의 박탈이 일어날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어떤 학교에서 '우리는 수영실력도 입학에 반영하겠다.' 라고 한다면 해안가에서 수영 잘 하던 촌놈이 입학하기 쉽겠어요 아니면 비싼 수영학원 다녀서 제대로 배운 녀석이 입학하기 쉽겠어요? 이미 논술도 그렇게 되어있지 않나요.


제 개인적인 견해는 '현재의 수능은 현실적인 경쟁완화의 측면과 학생들에게 이런 정도는 가르쳐야 한다는 교육내용적인 측면이 적당한 조화를 이루고(혹은 추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 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kalay님이 실제로 대학에서 병림픽을 자주 보신다면... 그러나 그게 꼭 수능(혹은 여타 경쟁)탓은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6 22:01
딱히 수능이 나쁜 정책이라는 의도로 쓴 글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사람을 수능만으로 평가하는 사회가 문제이고, 모든 공부의 목적을 수능으로 잡는 교육이 문제지요. 초-중-고교 시절에 배운 것들을 '평가' 하는 데에는 수능이 상당히 좋은 '평가 수단' 이지만, 이것이 사람을 '초-중-고교 시절에 배운 것' 만으로 '평가' 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같은 답변이 나올 수 없겠지요. 제가 이 글에서 말하는 '교육'은 단지 '초-중-고교에서 배운 것' 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본질을 말하는 것이니, '수능에만 치중한 교육은 잘못되었다' 라고 할 수도 있지요.
Commented by 아르핀 at 2008/11/05 13:54
우와 역시 승리의 kalay님, 완전 가려우신 부분을 박박 긁어주셨습니다. (음?;;)
시원시원하네요. kalay님과 같은 시원시원한 필체는 정말 이상형...(/ -ㅅ-)/ 이게 주요 논지는 아니고.

최소한 전 교육이라는 것이, 그리고 우리가 배우는 것이 실제와 괴리가 있다하더라도 그렇게 믿으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소위 남들이 돈되네, 권위있네 하는 학문을 하는 건 아닐지라도 즐겁게 공부하고 있거든요. (비록 현실은 시궁창입니다마는 즐거우니까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힘도 생기더군요.) 전 제가 먹고, 살고, 입으면서, 책을 사서 읽을만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살 수 있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저분의 행복은 돈, 사회적 명성에 비례하여 측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예 깔고 들어가는 전제가 다른 데 왜 말을 섞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분의 최고 막장 발언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 닥치고 공부하여 대학 가고 나서 전공에 충실해도 늦지 않다."
라는 말이었는데, 이거 뭐 법대 나오셔서 뒤늦게 작가의 길을 걷고 계신 분께서 역설해봤자 그닥... -,.-
물론 늦게나마 본인이 하고 싶은 일 찾아셔서 용기있게 걸어가시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만 솔직히 과거에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의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저도 후에 진로를 수정할 수도 있고 인생사는 모르는 일이니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최소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학문과는 어떻게든 연관된 일을 하게 될 것 같더군요. 아니 꼭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짧디 짧은 인생 경험에 의하면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고민하여 그때그때마다 답을 내지 못하면 오히려 그 이상으로 낭비하게 된 경우가 많아서요. 거기다 나이 먹을대로 먹었다는 대학에 와서도, 평생 닦아나가야 할 지식의 밑바탕이 될 기초 전공을 공부하면서도 아직도 갈팡질팡하면서 하는 애들도 수두룩 하니까요.
글 쓴 본인께서는 얼마나 잘난 학벌을 지니셨고, 머리가 좋으신지 감히 예상할 수는 없으나- 최소한 전 저분이 그 옛날 선생님께서 넣어준 답을 곱씹으며 자기 위로하면서 공부하셨을 생각을 하니 조금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찌보면 저분도 피해자 같아요. -_-;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16:24
시원시원하다니 과찬입니다. 리플 남겼듯이 이건 그냥 'ㅉㅉㅉㅉㅉㅉ' 성 글에 불과한걸요. 이상형이라니 이거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아이들의 전반적인 능력을 공부라는 한 가지 지표로 평가하려 하는 것이나, 삶의 가치를 돈이나 명성 같은 극히 지엽적인 지표로 평가하려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것도 같네요. 이거야 원, 국제 다양성 협약에 이런것도 포함시켜야 하는 세상이 오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사실 저런 태도는 스톡홀름 신드롬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제도의 포로가 되어있다 보니 제도 자체를 사랑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 드물지 않지요. 사실 전 스톡홀름 신드롬은 자기합리화의 연장이라고 보는데, 그렇게 본다면 결국 '나는 틀린 선택을 하지 않았어' 라고 마음을 굳히고 있는 태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가일님이 말씀하셨듯이, 그 뒤 인지부조화와 막 이게 섞이고 그래서...(후략)
Commented by 가일 at 2008/11/05 15:55
아, 시원해라 ^^
역시 칼님의 돌려차기는 강력해요.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5 16:24
아니 왜 돌려차기인가요 ㅠㅠㅠㅠ
Commented by Eneria at 2008/11/05 20:43
그러니까 공부를 뭔가의 척도로 활용하려면 상한선이 아니라 하한선을 잡아야지.
저 하한선이 높아지고 높아지니까 이지경이 되는거고 -_-;

...라고 쓰고 보니까 일반론입니다 ㄳ(...)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6 00:04
원래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건 일반론인듯
그나저나 님좀 나쁘네염 한턱 쏘시져
Commented by 파르마콘 at 2008/11/05 21:33
잘 읽었습니다. 캣츠아이 씨의 포스팅을 보고 안타까움에 몸서리 치고있었어요. 아직 벗어난지 1년도 안됐지만 새삼 그때의 광기가 떠오릅니다.

정말 두려운건. 저분들의 논리대로 하다가는... 다세포소녀에 실린
"죽기 일주일전에 쌓아놓은 게임, DVD, X동을 즐기려는 노인" 꼴이 된다고 생각하니 으으으으으으으..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6 00:04
"죽기 일주일전에 쌓아놓은 게임, DVD, X동을 즐기려는 노인"

이라니....으악!
Commented by 니트 at 2008/11/06 21:02
개인적으로 한국의 교육제도는 무슨 악성종양도 아니고 어떻게 고치지 못하면 죽는데 손댔다간 과다출혈로 죽을 것 같은 진퇴양난의 시스템이라는 생각만 들지 말입니다. ^^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6 22:02
국민연금이 짱이죠(...)
Commented by 마키아벨리 at 2008/11/07 04:16
확실히 제 리플이 좀 병맛이네요. 하지만 제 요지는 다른 거였는데...어쩌다 한번 실언한걸로 포스팅하시다니ㅠ,.ㅠ

제 주장은
(어차피 사람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는 틀은 없으며 그런게 생겨봤자 부유층들이 복잡하고 세분화된 그 체제에 사교육으로 적응하여 더욱 득세할 터이니)공정함에 있어서 다른 체제와 비할 바 없으며, 나름 삶의 기본상식을 내포하고 있는 수능체제를 지지한다. -로 길게 요약될 수 있었죠.^^;;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7 04:28
저 리플에서 더 이상의 요지를 뽑아낼 수 있나요?

'지금처럼의 공부 말고 생각의 크기를 넓혀야 한다 → 좋은 대학 가면 생각의 크기도 넓어짐'

이라는 얘기 아닌가요. 결국 각종 명문대에 존재하는 수많은 병1신들-게다가 기득권 의식만 빡세게 주입받아서 더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지요-이 그 반례가 될 수 있겠고, 게다가 이런 오해는 너무 '대놓고 오해' 적인 것이라 좀 웃기기도 했고요.

이제 본격적으로 주장 얘기를 하자면

1. 사람을 온전히 평가할 수 있는 틀- 까지 가놓고 다시 사'교육' 으로 회귀하시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2. 그리고 2번 질문은 어디까지나 1번 질문에서 나온 '특정한 답'을 '한 천보 물러서서' 인정했을 때 얘기지요. 그럼 1번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수능은 공평하니까 좋은 제도다. 공부도 수능에 맞춰서 시키는 것이 좋다. 이게 지금 발생하고 있는 문제, '공부(배움, 깨우침)와 공부(시험 대비)의 혼동' 의 원인 아닌가요.
Commented by 마키아벨리 at 2008/11/07 04:51
1. 좋은 대학가면 만사해결-이 요지가 아녔잖습니까? 여러개의 리플중에 하나만 올리시고 그것이 요지이다-고 주장하시면 저는 뭐라고 답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타인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나온 말입니다. 이것의 제 뜻을 온전히 담았다고 보기 힘들지요.

2. 모든 시험의 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요. 온전히 사람을 평가하는 방법-없습니다. 세계 어느나라를 보아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는 수능과 다른 점(?)들을 보고서 바꾼다면 저렇게 할 수 있겠지-라고 상상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저는 수능과 다른 체제를 비교한 것이구요.

3. 어차피 시험의 틀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수준은 한계 있습니다.
영어 실력을 평가한데 봤자 토익토플이고,
공무원 시험 및 여타 시험들 보면 다 수능보다 나을바가 없는 수준들이지요.

4. 실질적인 능력 중 대표적인 것이 논술입니다만, 이것이 사교육에 의해 가장 크게 좌우되는 요소라는 문제가 있지요. 논술도 결국 점수 따기 위해선 이러이러하게 해야된다는 족집게식 강의들어야 제대로 쓸 수 있겠더군요. 이것에 대해 서민층 학생들은 무지한 편이고요.
Commented by 마키아벨리 at 2008/11/07 04:52
1에 대한 부연설명. 한 문단의 내용을 작성했는데 한 문장만 가지고 요약하시면 곤란하다는 거죠...;;
Commented by kalay at 2008/11/07 16:38
1. 전 마키아벨리님이 '좋은 대학 가면 만사해결' 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단 한가지, '생각의 크기를 넓혀야 한다' 는 물음에 '좋은 대학 가면 생각의 크기도 넓어진다' 라고 말씀하셨다는 점만을 보고 있고, 이건 ~하여야 한다. 라는 당위판단도 아니요 ~일 것이다. 라는 추측이 아니라 fact의 설명입니다. 그야말로 반례로 비판하기 가장 쉬운 것이지요. 제가 쓴 문단에, '마키아벨리님의 전체적인 생각' 은 전혀 감안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려되었다고 해 봤자 '이런 내용의 글 쓸 정도면-' 이라는 지극히 편협한 생각을 할 수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이제서야 한번 끼워맞춰 본 거지 저거 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요. 요컨대, '무슨 생각에서 한 말이든 상관없이 이 부분의 fact는 잘못되었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fact를 사실판단이라고 적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뭐-) 저 문단을 통해 마키아벨리님의 생각을 요약할 생각도, 그래야 할 이유도 없고요.

2. 마키아벨리님의 말씀 속에선, 이미 평가의 대상이 영어, 공무원시험 등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결국 '평가의 방법' 이 달라졌을 뿐, 제가 말하고자 하는 '평가의 대상'의 폭은 전혀 넓어지고 있지 않지요. 지극히 편협하고 지엽적인 예이지만 한 가지 물음을 던지겠습니다. 수능으로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습니까. 이런 얘깁니다. 수능 가지고 뭐 기계 돌리는 법을 평가를 못 하네 뭘 어쩌네 하고 싶은게 아니고요.
Commented by 마키아벨리 at 2008/11/07 17:12
그 리더쉽을 평가하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수능수능 하기보다는 다른 체제를 주장하는 것이 중요할 듯싶습니다. 수능을 옹호하는 것은 불리하면서도 유리합니다. 워낙에 단점들이 잘 파악되어있어서 불리한 반면, 수능에 반대하여 제시되는 대안들이 허접하고 통일성 없어서 유리하지요.

분명히 수능은 문제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시스템에 비해서 이보다 현실성 있고 우월한 것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그리고 궁금한 것은 kalay님께선 수능체제를 '수정'하길 원하십니까? 아니면 이런 시스템을 엎고서 다른 무언가를 만들기를 원하십니까?

후자라면 어떤 시스템을 통해서 리더십을 평가하고 반영하길 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 또한 수능에 대해 혐오감이 있는 자이고, 좀더 이상적인 것이 있다면 서슴없이 그것에 찬성하고 싶습니다. 제가 수능 혐오자에서 찬성자로 바뀐 것은 대안들의 허접함과 부유층 친화적인 면에 실망했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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